2025년 월드 시리즈 오브 포커(WSOP)가 막바지를 향해가며, 포커 팬들의 심장을 뛰게 할 명장면들이 쏟아졌다. 전설적인 선수들의 기록 갱신과 신예들의 반란, 그리고 여성 선수들의 눈부신 활약까지—이번 WSOP는 그 어느 해보다 드라마틱했다.
그 중심에는 네 번째 $50K PPC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마이클 미즈라키(Michael Mizrachi)와, 자신의 첫 금팔찌을 거머쥔 이롱 왕(Yilong Wang), 그리고 WSOP 역사상 첫 여성부 2연패를 달성한 오카모토 시이나(Shiina Okamoto)가 있다. 또한 한국계 플레이어들의 깊은 진출도 이어졌으며, 박혜(Hye Park)와 남승현(Seunghyun Nam)이 각각 파이널 테이블에서 인상적인 성적을 거두었다.
“그라인더” 미즈라키는 107명의 하이롤러 참가자들을 제치고 다시 한 번 PPC의 왕좌를 차지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무려 다섯 명의 파이널 테이블 상대를 직접 탈락시키는 괴력을 발휘했다. $1,331,322(약 18억 3천만 원)의 상금과 함께 WSOP 역사상 가장 위대한 혼합 게임 선수라는 타이틀도 함께 가져갔다.
미즈라키는 이번 우승으로 브라이언 라스트(Brian Rast)를 제치고 단독 PPC 4회 우승자로 등극했으며, 포커 명예의 전당 입성 가능성도 높아졌다. 에스터 테일러(Esther Taylor)는 PPC 역사상 여성 최고 순위인 3위에 오르며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다.
중국 출신의 이롱 왕(Yilong Wang)은 총 2,338명의 대형 필드에서 포커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맞이했다. 헤즈업에서는 칩 2:1 열세 상황에서 놀라운 인내와 기술, 그리고 마지막 순간의 운까지 더해지며 전세를 뒤집었다. 최종 상금은 $830,685(약 11억 5천만 원).
왕은 런던 유학 시절 캐시 게임을 통해 포커에 입문했으며, 현재는 풀타임 프로페셔널 플레이어로 활동 중이다. 그는 “이번 승리는 오랜 인고의 결과”라며 감격을 전했고, 향후 포커를 잠시 떠나 새로운 삶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대회에서는 남승현이 6위를 차지해 한국 팬들에게도 큰 기쁨을 안겨주었다.
슬로베니아의 블라즈 제르야브(Blaz Zerjav)는 단순한 일회성 우승자가 아니었다. $25K NLH 하이롤러에서의 우승에 이어, 이번에는 스터드 하이-로우 이벤트까지 섭렵하며 다양한 게임 포맷에서 실력을 증명했다.
특히 이번 우승에서는 전설 헉 시드(Huck Seed)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으며, WSOP 사상 드문 ‘한 시리즈 2관왕’의 반열에 올랐다. 그는 “이 포맷은 전략도, 상대도 다르지만, 그만큼 또 다른 보람이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일본의 오카모토 시이나(Shiina Okamoto)는 2024년 우승, 2023년 준우승에 이어 2025년에도 정상에 오르며 ‘레이디스 챔피언십의 전설’이 되었다. 단순한 운이 아닌, 침착함과 압도적인 실력으로 만들어낸 결과였다.
결승에서는 헤더 알콘(Heather Alcorn)과 맞붙었고, 초반 더블업을 허용했음에도 빠르게 흐름을 되찾으며 승리를 완성했다. 그녀는 “침착함이 가장 큰 무기였다”며 “일본 여성들도 포커에 도전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동료 일본인 우에노마치 스미레(Sumire Uenomachi)도 파이널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33세의 알렉산더 윌킨슨(Alex Wilkinson)은 아버지 윌 윌킨슨이 평생 갈망했던 금팔찌를 가족에게 안겨주었다. 아버지는 같은 이벤트에서 두 번이나 3위에 오른 바 있으며, 이번 우승은 가족 전체에게 감격의 순간이었다.
알렉산더는 “트리플 드로우는 변동성이 커서 집중력이 중요하다”며 “아버지가 메인 이벤트에서 활약하던 걸 보며 포커를 접했고, 지금은 그 발자취를 따르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대회에서도 박혜(Hye Park)가 4위를 차지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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